싸늘하다...
결국 벌렁거리는 가슴을 주체하기 어려워 청심환을 2번이나 마셨다. 나는 총소리를 무서워하는 쫄보였다.
1차 사격 과락 이후에 매 수업시간이 끝난 쉬는 시간마다 교수님을 찾아갔다.
동전을 올리고 힘주지 않는 연습, 부드럽게 방아쇠에 힘을 주는 연습, 끊임없이 달려가는 2강의동에서 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.
왜 나는 쫄보에 시험을 못봐서 이런 처지에 있어야 하는 걸까... 그런 생각들이 나의 발걸음을 붙잡을 때
홍삼 1포를 입에 물며 앞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다. 힘이 들어서 그런 걸거야.. 그러니까 홍삼먹고 힘내자!
다른 이들처럼 적당히가 통하지 않는 체육 과목 바보 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.
졸업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...
침울해 하는 나를 위로하는 교수님이 덤벨 하나를 주셨다. 이거 들고 명상하라고...마음의 욕심을 버리고 멘탈을 잘 붙잡으라고.
총이 더 이상 나에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도록 그렇게 매 시간 아침, 점심, 저녁 연습하기 시작했다.
- 물총 쏘는 연습 (방아쇠를 균일한 힘으로 누르기 위한 운동)
- 팔굽혀 펴기 (팔힘 기르기)
- 덤벨들고 버티기 (팔힘 기르기)
대망의 마지막 사격 시험... 따뜻한 햇살과 바람이 불지 않아 사격하기 정말 좋은 날씨였다.
완사에서 2분 남았다고 하는 순간 멘붕이 찾아왔다. 나 이제 겨우 3발밖에 못쐈는데... 어떡하지..!
그렇게 조급히 쏘다가 다시 정신차리고 남은 4발을 신중히 가늠쇠 가늠자를 보고 집중하며 쐈다.
속사는... 한 마리 스나이퍼라고 생각하며 저 다리는 내가 꼭 잡는다 생각하며 집중했다. 슬프게도 한 번 다리를 놓치고 말았지만...
그래도 다행히 졸업 점수는 통과!!! 157점..ㅠㅠ
나의 연습 사격자세를 보던 교수님은 180점도 넘을 수 있다고 예언하셨지만 ... 그러기엔 나는 너무 유리 멘탈에 쫄보였다.
그래도 쫄보 멘탈을 부여잡고 120점 넘은 결과에 감사하다.
고맙습니다!! 교수님 ^^ 실명은 나중에 학교 졸업하고 나서...